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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재욱


 창업을 한 이래로 한 해 한 해가 정말 빠르게 흘러갑니다. 어느새 창업한지 만 6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고, 매년 쓰는 이 회고글도 6번째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매년마다 한 해를 정리하기 위해 이 글을 쓰기 위해 지난 1년간을 돌아보곤 합니다. 어떤 일들을 겪었고 무엇을 배웠는지 곱씹어 보며 늘 깨닫는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느끼고 배운 점들을 스타트업하시는 다른 분들과 공유하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오히려 제 스스로를 담담히 돌아보며 매년의 기록을 남기는 느낌입니다. 스타트업들에게 여러모로 힘들었던 1년 동안 무엇을 배웠는지 한 번 돌아봤습니다. 


 

 1. 기업이 돈을 벌고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또 한 번의 창업을 하는 것과 같다.

 작년 한 해 저희 회사는 '수익화'에 전략적으로 초점을 맞추고 가장 많은 시간을 썼습니다. 비트윈을 운영해오며 유저가 많이 모였고, 지난 한 해 지속 가능한 수익모델을 증명해내지 못하면 앞으로의 성장 전략을 짜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해 내렸던 판단입니다. 물론 그 전까지도 매출을 만들고 있긴 했지만, 회사 전략의 중심을 수익으로 옮겨온건 2016년이 처음이었습니다. 다른 많은 서비스를 하는 스타트업이 으레 경험했듯이 저희도 올바른 비즈니스 모델을 찾느라 많이 고생했습니다. 서비스를 만들어 유저를 모으는 것과 조금 다른 역량이 필요한 일이었기 때문에 좌충우돌 시도와 반복도 많이 했습니다. 이러한 과정은 마치 처음에 창업을 했을 때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게 했습니다. 
 서비스를 만들어나가는 것처럼 수익을 만들어나가는 것도 많은 시도와 노력이 필요하고 노하우와 역량이 쌓이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걸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리 대비하고 준비해서 그 시행착오를 줄여나가는게 얼마나 중요한지 배울 수 있었습니다. 


 2. 체계화된 준비가 있어야 조직이 전략에 맞춰 모습을 바꿀 때 번아웃이 덜하다. 
 회사가 성장에서 수익으로 전략의 방향을 옮겨가면서 결과적으로는 연초에 세운 목표를 달성했지만, 그로 인한 부작용도 많이 있었습니다.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고민하지 않은 상태로 방향을 옮겨가면서, 회사가 각각의 팀에 회사의 큰 방향과 각 팀의 올바른 전략을 전달해주지 못한게 문제였습니다. 각 팀에서 그들이 달성해야할 각각의 KPI를 위해 몰두하다보니 팀 간의 시너지 부분에서 소홀하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회사는 내부적으로 좀 더 불투명해졌다는 느낌이 들었고 팀 사이의 소통이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개개인의 번아웃으로 이어졌습니다. 현재는 이러한 문제를 깨닫고 조금 더 나은 구조로 회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조금 더 일찍 깨닫거나 미리 체계화된 준비를 했으면 조직이 전략적으로 달라진 선택을 할 때 좀 더 유연하게 변신할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3. 올바른 조직 시스템과 문화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고민되어야 하며, 내부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중요하다.   
 위에 언급한 체계화된 준비와 연결되는 부분입니다. 기업이 지속 가능한 형태의 성장을 위해서는 그에 걸맞는 조직 시스템과 문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회사가 계속 발전하기 위한 조직의 모습에 대해 항상 고민을 해왔지만, 하나의 전략 방향에 몰두하느라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조직의 형태와 문화는 하나의 살아있는 생명체와 같아서 조금씩 진화해나가는 방향으로 갈피를 잡아야 하는 것 같습니다. 급격하게 변화하기 보다는 조금씩 차근차근히 변화를 시키는 것이 항상 더 좋은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또한 문제가 되는 현상만 단순히 해결하기 보다는 본질적으로 숨어있는 문제에 대해 질문하고 근본적으로 고쳐나가는 노력이 조직의 문제를 개선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내부 조직원들이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고 좀 더 나은 회사에 다니기 위해 발전적인 방향으로 의견을 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내부 설문조사와 워크샵에서의 그룹 토론을 통해 내부 구성원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을 들으며 현재의 문제점과 근본적으로 고쳐야 할 점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물론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많이 있지만 이러한 문화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 더 나은 환경의 회사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4. 명확한 R&R (Role & Responsibility), 그리고 회사의 비전/방향성과 일치하는 각 팀의 세부 전략이 있어야 한다. 
 회사의 구성원들 모두가 유기적으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회사는 어느 방향을 바라보며 가고 있는지, 그 방향으로 가기 위해 우리 팀이 수행해야 할 목표는 무엇인지, 그 중 내가 할 일은 어떤 것인지 명확하게 알아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야만 다른 팀과 협업을 할 때 회사의 큰 방향에 대해 같이 고민하며 두 팀간의 경쟁이 아닌 상생의 방향으로 의사 결정을 할 수 있고, 스스로 하는 일에 대한 당위성과 목적성을 뚜렷이 알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동기부여가 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론이나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그 것을 실제 회사에 적용해 나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이번에 배우면서 하나씩 개선점을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5. 제품을 만들며 가장 어려운 일은 유저들의 본질적인 니즈를 깨닫는 것이다. 
 2016년 한 해 동안에도 많은 제품 업데이트가 있었습니다. 매번 업데이트할 때마다 느끼지만 제품을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유저들이 우리 서비스에서 어떤 것을 필요로 하고 원하는지 정확히 파악해내는 것인 듯 합니다. 많은 회사들이 이를 위해 데이터 분석을 하고 설문조사나 FGI를 통해 유저들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데이터나 목소리는 더 나은 제품을 만들기 위한 힌트와 재료일 뿐, 제품을 직접 만드는 사람들이 깊은 고민을 해서 업데이트를 기획하는 것이 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배운 한 해였습니다. ‘유저들은 왜 우리 서비스를 사랑하는가?’, ‘왜 어떤 유저들은 며칠 사용해보지도 않고 우리 서비스를 떠나는가?’, ‘Product-market fit은 우리 서비스가 가진 어떤 속성에서 나오는가?’, ‘어떤 유저가 우리 서비스를 주변 사람에게 추천할까?’ 등 제품 근본적인 질문들을 먼저 고민하고, 우리의 대답과 유저가 보내준 힌트를 조화롭게 검토할 때 좀 더 나은 서비스로 발전할 가능성이 컸습니다. 
 서비스를 오래 운영하다보면 타성에 젖어 서비스 근본적인 질문이 아니라, 기능 단위에 집착하거나 표면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업데이트를 하게 되는 경향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왜 이 업데이트를 하는지 더 깊게 고민해야 합니다. 각 업데이트가 우리 서비스를 존속시키는데 필요한 본질과 얼마나 맞닿아 있는지 파악하는 노력이 줄어들면 안되겠다는 반성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6. 기업의 DNA와 맞지 않는 확장 전략은 성공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2016년은 수익화를 추진하며 비트윈을 기반으로 한 미래 확장 전략도 같이 논의하고 추진하였습니다. 결론적으로는 처음에 생각했던 방향대로 확장 전략이 잘 수행되지 못 했습니다. 비트윈 유저를 기반으로 O2O 사업으로의 확장을 생각했었는데, 영업과 운영이 매우 중요한 O2O 비즈니스로의 확장이 저희 회사가 가지고 있는 DNA와 잘 맞지 않아 매끄럽게 수행되지 못 했습니다. 기업의 전략은 단순히 논리적으로 말이 되고, 확장이 가능해 보이는 방향으로만 수립되어서는 안 되는 것 같습니다. 기업은 창업한 이래 쌓여온 문화와 역량이 그 DNA 안에 녹아있다 생각합니다. 확장에 대한 전략을 고민할 때, 비즈니스로서의 논리적 연결성과 함께 이 부분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사업을 확장할 때 비즈니스 논리성과 함께 고려해야 할 기업 DNA



 7. 항상 공부하고, 좋은 사람들과 어울리며 인사이트를 주고 받을 때 시야가 넓어진다. 
 IT 사업만 5년 넘게 하다보니 그 안에서 편협해진 시각에 갇혀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때 마침, 대학교 선배님이 좋은 모임을 추천을 해주셔서 인문학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 곳에 모인 각계각층, 다양한 연령대의 분들과 함께 인문학 공부를 하고 서로 다른 시각에 대해 들으며 시야가 많이 넓어질 수 있었습니다. 살아온 궤적이 다른 사람들이 모여 다양한 소리를 내고 그걸 경청하고 토론하는 분위기가 생겼을 때 발생하는 에너지로부터 큰 힘을 얻었습니다.
 긴 호흡으로 사업을 운영할 때 넓은 시야를 갖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접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분야를 공부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새로운 시각의 이야기를 듣는게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8. 회사 구성원들이 좀 더 열린 사고를 할 수 있을 때 새로운 기회를 찾아내곤 한다. 
 연말이 다가왔을 때 회사에서 해카톤을 개최했습니다. 1년 동안 정신없이 목표만을 위해 달려왔던 멤버들에게 창의적으로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해볼 수 있게 시간을 주었습니다. 해카톤 기간 동안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훌륭한 제품이 많이 나왔습니다. 좀 더 편한 회사 생활을 위한 제품, 사내 커뮤니케이션에 도움이 되기 위한 제품, 재미를 위한 제품, 내부 문화를 더 돈독하게 하기 위한 제품, 기술 개발적으로 도전적이었던 제품, 마케팅에 도움되는 제품 등이 나왔습니다. 이를 보며 비즈니스 확장 방향에 대한 기회를 발견하기도 했고, 더 나은 회사 문화와 더 나은 회사 생활을 위해 내부 구성원들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지도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때로는 계속하고 있던 업무에서 벗어나 조금 더 열린 사고를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줄 때 예상치 못한 뛰어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 같습니다. 


 9. 시장에서 성공하는 컨슈머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난이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 내용은 외부에서 많은 기업가들과 만나고 시장 동향에 대해 분석을 하며 강하게 느꼈던 점입니다. 우리나라에 아이폰 3GS가 보급되어 스마트폰 시대가 열린지 만 7년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모바일 시대가 태동하며 PC, 인터넷 시대처럼 기회의 문이 활짝 열려 대단한 컨슈머 서비스들이 많이 출시되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그 문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이 예전처럼 많은 앱을 다운받으려 하지 않음에도 새로 출시되는 앱의 개수는 늘어났으며, 이미 시장에서 자리를 잡고있는 뛰어난 서비스들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 더욱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본질적으로 정말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날카롭게 하나의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는 서비스를 만들어나가야 하는 것 같습니다. 이는 처음으로 컨슈머 서비스를 런칭하는 회사 뿐만 아니라, 이미 서비스가 시장에 자리를 잡았지만 계속적인 확장과 성장을 해나가야 하는 회사들에게도 해당되는 이슈라 생각합니다. 과거에 성공적인 서비스를 런칭했을 때보다 지금 환경이 훨씬 어렵다는 것을 알고 그 때보다 더 철저한 준비를 하여 확장하는 전략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10. 스타트업이 버티는 힘은 회사가 만들어내는 가치와 그에 대한 신념에서 나온다. 
 작년은 모바일 시대가 열린 이후 가장 급격하게 투자 시장이 보수적으로 변한 시점인 것 같습니다. 주변에서도 이러한 시장 변화와 치열해진 경쟁때문에 힘들어했던 스타트업이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스타트업들이 힘든 한 해를 넘어 버티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그들은 힘든 상황에서도 끝까지 버티고, 계속 돌파구를 찾아 도전합니다. ‘우리 회사가 만들어내는 가치’를 굳게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멋진 기업가들의 고군분투를 보며 제 자신과 저희 회사에 대해 많이 돌아봅니다. 우리 회사가 만들어내는 가치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나와 우리 회사 구성원들이 얼마나 그 가치를 믿고 있는지도 곱씹어봅니다. 

우리 회사는 어떤 가치를 만들고, 어떤 시장의 문제를 풀고 있는가


 
 작년 한 해 동안 스스로에게 가장 많이 되뇐 단어가 ‘초심’입니다. 이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의 즐거움과 무엇을 만들고자 했는지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한 해였습니다. 작년에는 왜 이 일을 시작했는지 되새기며 기반을 단단히 하는 한 해였다면, 올해는 그 초심을 기반으로 더 큰 성장을 만들기 위한 고민을 더 많이 하는 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올바른 성장을 할 수 있도록 2017년에도 아낌없는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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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응원합니다! ㅎㅎ~